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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꽃 (1학년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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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인애
작성일 10-03-30 12:23 | 조회 6,026 | 댓글 0

본문

보리꽃





강북초 1년 홍세원





보람이의 아홉 번째 생일 잔칫날이었어요.


다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려고 할 때


“보람아, 문 열어라.”


글쎄 시골에서 할아버지가 오셨지 뭐예요?


“우와, 보림이 할아버지는 도사님같이 하얀 한복을 입으셨네.”


장난꾸러기 준호가 넙죽 절을 하자 친구들도 따라서 인사를 했지요.


“얘들아, 이제 어서 먹어. 맛있겠지?”


상에는 피자와 콜라, 양념통닭에 케이크까지 가득 차려져 있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먹는 걸 바라보던 할아버지는 눈썹 끝이 치켜 올라가더니 자꾸만 헛기침을 하시는 거예요.


“이상하다. 할아버지가 왜 저러실까?”


그래도 할아버지는 보람이 친구들에게 옛날이야기도 들려주시고 친구들이 갈 때는 한 명씩 머리도 쓰다듬어 주셨지요.


잠시 후 할아버지가 부르셨어요.


“보람아, 엄마하고 이리 좀 오너라.”


“아버님, 제가 생각이 부족했어요. 요즘 애들이 워낙 서양 음식을 좋아해서 그만.”


“아니다. 애들이 잘 먹었으니 됐다. 그보다도 이것 말이다.”


할아버지가 가리킨 것은 엄마가 생일상에 해 놓은 꽃꽂이였어요.


“할아버지 왜요? 보리꽃은 시골에도 많이 있잖아요.”


“예끼! 아무리 세월에 변했어도 그렇지. 어떻게 노릇노릇 익어가는 곡식을 꺾어다 꽃꽂이를 한단 말이냐.”


꽃집에서 보리이삭을 사온 엄마와 보람이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요.


“보리는 꽃으로 보는 식물이 아닌 게야. 보리는 우리 민족의 소중한 양식이란 말이다.”


할아버지 목소리가 조금 높아지면서 떨렸어요.


“보람아, 요즘에 먹을 것이 많아 버리기도 하지만, 지금도 어디선가 굶는 사람이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되느리라.”


“예, 할아버지.”


“어이쿠 이런, 내 정신 좀 봐라. 우리 보람이 선물을 가져왔는데.”


할아버지는 안주머니에서 통장을 하나 꺼내셨어요.


“이건 보람이 네가 태어나던 날 만든 거다. 이 할애비가 해마다 가을걷이를 하고 나서 조금씩 저금을 해 모은 거란다. 너 컴퓨터 갖고 싶다고 했지?”


두 손을 통장을 받자 보람이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어요. 그건 아마 불호령보다 더 뜨거운 할아버지 사랑이 보람이 가슴으로 전해졌기 때문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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