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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가 똥을 먹는대요 (1학년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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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인애
작성일 10-03-30 12:27 | 조회 7,586 | 댓글 0

본문

고구마가 똥을 먹는대요


 

화동초 1년 송창연

정표는 아침부터 신이 났어요.

오늘은 유치원에서 고구마를 심으러 가는 날이거든요.

“자, 이 작은 삽으로 구덩이를 파고 고구마 순을 세운 다음 흙으로 다시 덮어 주는 거예요.”

선생님의 말씀대로 구덩이를 파는데 옆에 있던 정표가 소리쳤어요.

“선생님! 여기 징그러운 벌레 있어요!”

그곳에는 굼벵이가 꿈틀거리고 있었어요.

그러나 그것뿐이 아니었어요.

“아, 지렁이다, 지렁이!”

“어 이게 뭐야? 땅강아지잖아. 와 막 도망간다.”

아이들이 여기저기 소리치며 법석을 떨었지요.

그런데 고구마 밭에는 검은 것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어요.

정표가 고구마순을 나눠주시는 고구마밭 할머니께 여쭈어 보았어요.

“할머니, 이 검은 건 뭐예요?”

“그건 소똥이야, 소똥.”

“똥이요? 얘들아, 이거 소똥이래. 아이 더러워. 그런데 할머니, 똥이 왜 고구마밭에 있어요?”

정표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어요.

“음, 고구마 잘 자라라고.”

“예? 할머니! 고구마가 똥을 먹어요? 똥은 굼벵이, 지렁이, 땅강아지 같은 벌레가 먹는 거 아니에요?”

“똥을 줘야 고구마가 맛이 있지. 비료 주면 싱거워.”

“정말이요? 와! 얘들아, 고구마가 똥 먹는데. 우웩, 난 이제 고구마 절대 안 먹을 거야.”

정표가 이렇게 말하며 일어서자, 다른 아이들도 할머니께 묻기 시작했어요.

“수박도 똥 먹어요?”

“사과도요?” “오이도요?”

그리고는 토할 듯이 ‘우웨 우웨’하며 법석이었어요.

정표는 자기가 좋아하는 수박, 사과, 오이도 다 똥을 먹는다는 게 너무 더럽게 느껴졌어요.

“우웩, 난 이제 아무 것도 안 먹어. 밥도 안 먹을 거야.”

그러자, 할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말씀하셨어요.

“똥도 이것저것 먹는 사람 똥은 독해서 못 써. 깨끗한 풀만 먹는 쇠똥이라야지.”

그때 저쪽 말뚝에 매 놓은 엄마소 엉덩이에서 똥이 철썩철썩 떨어졌어요.

“우와! 되게 많이 눈다.”

아이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지요.

고구마밭에서는 흙냄새, 똥냄새, 풀냄새 이런 여러 냄새가 정표의 코 속으로 솔솔 들어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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